2025년 현재, 전국의 독립 서점들은 단순히 책을 파는 공간을 넘어 작은 문화 거점이자 동네 사람들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공간의 중심에는 하루에도 수십 권, 수백 권의 책을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서점 주인들이다. 이들은 매일 새 책을 입고하고, 독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때로는 독서 모임과 북토크를 기획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인생 책’이란 단순한 취향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들의 서가에는 삶의 전환점에서 만난 책, 창업 전후로 큰 영향을 준 책, 그리고 수없이 많은 독자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했던 책들이 꽂혀 있다. 이번 글에서는 서울, 광주, 대구, 제주 등 실제 독립 서점 운영자들이 직접 선정한 인생 책 리스트를 소개한다. 이들이 왜 그 책을 고르고 사랑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독자에게 추천하는지까지 구체적으로 담았다. 서점 주인의 서가에서 당신의 다음 인생 책을 만나보자.
서울 독립 서점 주인들이 고른 인생 책
서울 마포구 연남동 ‘책 공간 무근본’의 김현수 대표가 꼽는 인생 책은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김수현 저)이다. 그는 독립 서점 창업을 준비할 때 이 책을 읽으며 큰 위로를 받았다고 말한다. "초기 창업자에게 필요한 건 남의 시선을 덜 의식하고 스스로의 선택을 믿는 용기였다"고 그는 회상한다. 지금도 서점 입구 추천 코너에 이 책을 놓아두고 있다. 평소 이 서점을 찾는 20~30대 손님들은 김 대표의 추천 덕분에 이 책을 집어드는 경우가 많다.
성수동의 ‘책방 서로’ 최유림 대표의 인생 책은 『아무튼, 서점』(유진목 저)이다. 이 책은 독립 서점 운영자의 현실과 고민, 그리고 소소한 일상이 담긴 에세이다. 최 대표는 “서점 운영을 꿈꾸는 청년 손님들이 자주 ‘운영이 어떤가요?’라고 묻는데, 그때마다 이 책을 먼저 읽어보라고 권한다”고 말한다.
서대문구 홍제동의 ‘홍제 책방’ 박지은 대표는 영화 애호가답게 『시네필의 책장』(장성원 저)을 추천한다. 독립 영화와 책을 함께 다루는 이 서점의 콘셉트와도 잘 맞는다. 박 대표는 “책을 통해 영화를 새롭게 바라보게 됐다”며, 매달 열리는 ‘책과 영화 북토크’ 주제로 이 책을 자주 사용한다.
서울 성북구 성북동의 ‘책방 이음’ 김나래 대표는 『자기만의 방』(버지니아 울프 저)을 인생 책으로 꼽는다. "한옥 마당에 앉아 이 책을 읽을 때의 느낌은 정말 특별했다"고 그는 말한다. ‘책방 이음’에서는 페미니즘 북토크 시리즈의 필독서로 이 책을 자주 선정하고 있다.
광주 독립 서점 주인들이 추천하는 삶의 책
광주 남구 양림동의 ‘책방 사월’ 이지현 대표가 선택한 인생 책은 『예술가처럼 일하라』(메이슨 커리 저)다. 그는 매일 지역 예술가들과 협업하며 다양한 전시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 책에서 읽은 예술가들의 일상 루틴은 내 하루에도 큰 영향을 준다”고 한다. ‘책방 사월’의 창가에는 이 책이 항상 눈에 띄게 진열되어 있다.
광주 동구 충장로의 ‘동네책방 그날’ 박민재 대표의 인생 책은 『나는 내가 제일 어렵다』(하유정 저)다. 박 대표는 청년 독자들이 자주 삶의 방향을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이 책을 추천한다. "손님들이 책을 읽고 나서 서점 한쪽 구석에 오래 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고 그는 웃으며 말했다. 박 대표는 매달 ‘청년 인생 책 토크’라는 프로그램을 열어 이 책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도 갖는다.
광주 북구 두암동의 ‘북앤로컬’ 김도현 대표는 『동네에서 길을 묻다』(이윤정 저)를 선택했다. 그는 이 책을 두고 “지역 커뮤니티 활동의 현실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책”이라고 소개한다. 서점 내 ‘로컬 서적 특별전’ 코너에도 항상 이 책이 자리 잡고 있다.
대구와 제주 독립 서점 주인들의 인생 책
대구 중구 삼덕동의 ‘책방 봄봄’ 정수진 대표의 인생 책은 『모든 요일의 기록』(김민철 저)이다. 그는 이 책의 잔잔한 문장들이 서점 운영 초기에 큰 힘이 되었다고 회상한다. "특히 조용한 평일 오후, 혼자 서점을 지키는 순간에 읽으면 더 깊이 와 닿는다"고 말한다. 실제로 ‘책방 봄봄’에서는 이 책이 꾸준히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다.
대구 북성로의 ‘북성로 책방’ 박성우 대표는 시집 애호가로 유명하다. 그의 인생 책은 『사랑을 사랑하게 되는 순간들』(나태주 저)이다. 박 대표는 서점 운영 마감을 앞두고 이 시집의 한 페이지를 읽으며 하루를 정리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고 한다. 서점 한켠 ‘오늘의 시’ 코너에는 항상 이 책 속 구절이 적혀 있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의 ‘소심한 책방’ 이윤정 대표가 추천하는 인생 책은 『혼자를 기르는 법』(이랑 저)이다. 이 책은 특히 혼자 제주를 여행하는 손님들에게 인기다. 이 대표는 “이 책 한 권으로 손님들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고 말한다.
제주시 구좌읍의 ‘책섬’ 박성민 대표의 선택은 『지구 끝의 온실』(김초엽 저)이다. 그는 이 책을 ‘제주의 자연 속에서 읽기에 가장 어울리는 소설’로 꼽는다. 최근에는 이 책을 주제로 한 독서모임도 진행하고 있다.
서점 주인의 추천이 특별한 이유
독립 서점 주인들이 추천하는 인생 책의 가장 큰 공통점은 바로 ‘진짜 경험에서 나온 추천’이라는 점이다. 그들은 온라인 검색 순위나 출판사의 홍보 문구에 의존하지 않는다. 실제로 읽어보고, 감동받고, 때로는 서점 문을 닫은 늦은 밤, 혼자 책상에 앉아 긴 여운을 느낀 책들만을 손님들에게 권한다.
또한 서점 주인들은 손님의 고민이나 상황에 따라 맞춤형 추천을 한다. "요즘 우울해요"라고 말하는 손님에게는 따뜻한 위로가 담긴 시집을, "삶의 방향이 고민돼요"라고 말하는 손님에게는 자기 성찰 에세이를 추천한다. 이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와 마음 상태에 맞는 책을 찾아주는 독서 큐레이터이기도 하다.
대형 서점에서는 절대 받을 수 없는 ‘1대1 맞춤 독서 상담’이 가능한 곳이 바로 독립 서점이다. 손님들은 종종 주인과 긴 대화를 나눈 끝에, 전혀 예상치 못했던 책 한 권을 손에 들고 나가게 된다. 그리고 그 책은 때때로 그들의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
2025년 현재 독립 서점은 여전히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서점 주인들의 진심 어린 책 추천은 독자들에게 오래 기억에 남는 독서 경험을 선물하고 있다. 혹시 지금 삶의 방향이 흔들리고 있다면, 동네 독립 서점에 들러 주인에게 이렇게 물어보자. "지금 제게 필요한 인생 책 한 권만 골라주세요." 그 순간, 당신은 새로운 길을 만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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