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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전주 한옥 마을 근처 독립 서점 추천 리스트 및 실제 방문 후기

by 여행2 2025. 7. 3.

전주 한옥 마을은 전통 문화와 감성이 어우러진 대표적인 여행지지만, 많은 이들이 아직 모르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바로 조용히 숨어 있는 독립 서점들이다. 한옥의 고즈넉한 골목길을 걷다 보면, 눈에 띄지 않는 간판과 함께 작지만 개성 강한 서점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2025년 현재, 전주는 예술과 문학이 자연스럽게 도시와 연결된 지역으로, 특히 독립 서점이 문화 콘텐츠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이 도시의 분위기는 독립 서점의 존재와 깊은 관련이 있다.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전주의 서점은 지역성과 여행자 경험을 모두 담아내는 감성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주의 독립 서점들은 대부분 소규모 공간에서 주인의 취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책들을 선별하고, 여행객과 로컬 독자에게 의미 있는 큐레이션을 제공한다. 또한 소규모 전시나 낭독 모임 등 문화적 프로그램도 자주 진행된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방문을 통해 경험한 3곳의 독립 서점을 중심으로 각각의 분위기, 책 구성, 운영자의 철학, 공간의 특색 등을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한다. 진짜 전주의 얼굴은 이 조용한 책방들 속에 숨어 있다.

전주 한옥 마을 근처 독립 서점 추천 리스트 및 실제 방문 후기

전동 성당 앞 ‘책방 연필’ – 걷다 쉬어가기 좋은 골목 속 책방

전주 한옥 마을 남쪽, 전동 성당과 경기전 사이에 위치한 ‘책방 연필’은 한옥 느낌이 은은하게 살아 있는 작은 독립 서점이다. 외부는 나무 간판과 소박한 유리문, 내부는 정갈한 목재 책장과 작은 테이블 두 개가 놓인 아늑한 구조다. 이곳은 여행자들이 조용히 쉬어가기에도 좋고, 전주 지역 작가의 에세이나 독립 출판물이 많아 한 장 한 장 넘기는 재미가 있다.

운영자인 김지연 씨는 “빠르게 걷는 도시 속에서 천천히 책장을 넘길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매달 새로운 주제로 서가를 재배치하는 것이 특징인데, 5월엔 ‘시간의 속도’라는 주제로 슬로우 라이프와 관련된 에세이들로 서가가 꾸려졌다.

‘책방 연필’은 단순히 책을 고르는 공간을 넘어, 여행자와 지역 독자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책을 매개로 대화할 수 있는 장소다. 주인이 추천하는 도서에 짧은 문구를 함께 붙여 놓아 책 선택에 따뜻한 안내가 되는 것도 특징이다. 책방 옆에는 조용한 찻집도 함께 운영 중이라, 책을 산 뒤 바로 여유롭게 읽을 수 있는 연계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지역성과 문학적 감성을 동시에 간직한 이 책방은, 단순한 소비 공간이 아닌 ‘머물러도 좋은 서점’으로 기억에 남는다.

최명희 문학관 뒤 ‘서점숨’ – 문학의 향기가 이어지는 공간

최명희 문학관 뒤쪽, 좁은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서점숨’이라는 이름의 작은 간판이 보인다. 이곳은 문학 전문 독립 서점으로, 특히 여성 작가들의 작품과 소설 중심의 큐레이션이 돋보인다. 입구에는 ‘오늘 하루 쉬어가도 괜찮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고, 들어서면 잔잔한 클래식 음악과 함께 나무의 향기가 반긴다.

서점 숨은 매달 작가 초청 북토크와 시 낭독 모임을 연다. 내가 방문했던 날도 소규모 낭독회가 예정되어 있었고, 운영자인 한수빈 대표는 “책이 중심이 되지만, 사람들의 이야기로 완성되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책을 구경한 뒤 2층 루프탑 공간에서 차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 책과 사람이 조용히 공존하는 느낌이 강하게 남은 곳이었다.

이곳은 독자에게 ‘읽는 시간’뿐 아니라 ‘생각하는 공간’을 제공한다. 문학의 흐름을 따라 책장을 넘기는 손길, 낯선 독자가 건넨 짧은 인사, 차분하게 이어지는 음악까지 모두가 감성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특히 서점 숨은 ‘문학적 큐레이션’의 정수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공간이다. 베스트 셀러보다는 주제 중심, 사유 중심의 책들로 구성되어 있고, 추천 도서는 서점 주인의 짧은 평과 함께 전시된다. 감성적 독서를 즐기는 이들에게는 최고의 공간이 된다.

은행로 골목의 ‘지금 이 책방’ – 전주 여행자들을 위한 책 큐레이션

한옥마을 북쪽 은행로 골목을 걷다 보면, 화이트톤 외관에 ‘지금 이 책방’이라는 이름이 적힌 문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여행자를 위한 책 큐레이션이 강점인 독립 서점이다.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한 권’을 주제로 서점의 절반은 여행 에세이, 나머지는 감정 치유나 관계에 대한 심리서로 구성되어 있다.

운영자 이도경 씨는 “책은 꼭 필요한 순간에 가장 위로가 되는 존재”라며, 직접 읽고 선별한 도서들만을 판매한다. 책과 함께 굿즈도 판매하는데, 독립 출판 작가들이 만든 책갈피, 노트, 리소그래피 엽서 등이 인기다. 전주를 처음 방문한 나로선 ‘지금 이 책방’에서 고른 한 권의 책이 여행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되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지금 이 책방’은 방문객에게 단순한 책 판매 이상의 경험을 제공한다. 손글씨가 적힌 도서 추천 카드, 여행 중 읽기 좋은 짧은 글 모음 코너, 그리고 직접 만든 미니 엽서북 등의 요소가 공간에 깊이를 더한다.

또한 이 서점은 SNS 상에서도 활발하게 소통하며, 여행자들의 책방 방문기를 리그램하거나 독자들이 고른 책을 바탕으로 새로운 큐레이션을 기획하기도 한다. 책과 여행, 사람 사이의 연결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이 서점은 전주의 독립 서점 중에서도 특별한 존재감을 지닌다.

실제 방문자의 총평 – 전주의 서점은 관광지를 넘어선다

세 곳의 서점을 실제로 걸어서 방문해보니, 전주의 독립 서점은 단순한 관광지 한 코너가 아니라 하나의 ‘경험 공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책을 통해 전주의 감성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서점 주인과 짧게 나눈 대화 속에서 이 도시의 느릿한 리듬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서점 하나하나가 마치 작은 문화 플랫폼처럼 운영되고 있었고, 그 안에서는 책 뿐 아니라 사람, 이야기, 음악, 전시, 커피가 어우러져 복합적인 공간 경험을 제공했다.

모든 서점은 그 자체로 차분했고, 사람들이 조용히 책장을 넘기거나 커피 한 잔을 들고 쉬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낭독회나 북토크가 열린다는 사실만으로도 서점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책을 단순히 사는 공간이 아닌, ‘머무르고 싶은 장소’로 인식하게 된다면 그것은 성공한 서점의 모습일 것이다. 전주의 서점들은 대부분 운영자 한 사람이 자신의 취향과 철학을 고스란히 반영해 책을 고르고, 공간을 꾸미고,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이 모든 것이 방문자에게는 '감성적 진심'으로 다가온다.

내가 만난 책방 사장님들은 한결같이 “책으로 먹고살기 어렵지만, 책 없이 살 수는 없다”고 말하며 서점을 지키고 있었다. 그 고집과 진심이 전주의 골목길마다 배어 있고, 그 덕분에 여행자들은 단지 관광 이상의 정서를 경험하게 된다.

전주 한옥 마을을 단순히 한복과 사진의 공간으로만 기억하는 건 아쉽다. 골목 서점 하나만 들어가도 여행은 완전히 다른 결을 갖게 된다. 전주의 독립 서점은 도시 전체의 감도를 바꾸는 역할을 하고 있었고, 문화 관광지로서의 전주를 한층 더 입체적으로 만들어주고 있었다. 다음에 전주를 다시 찾게 된다면, 나는 먼저 서점 지도를 꺼내들 것이다. 그리고 가장 조용한 골목부터 천천히 걸어 들어갈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