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2025년 서울 독립 서점 창업자 인터뷰 특집: 책방을 꿈꾼 사람들의 현실 이야기

여행2 2025. 6. 30. 22:04

2025년 현재 서울은 독립 서점 문화가 활발하게 성장 중이다. 한때 ‘책은 온라인 서점에서만 사는 시대’라는 인식이 팽배했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 서울 곳곳의 골목과 주택가, 상업지구에는 다양한 콘셉트의 독립 서점들이 문을 열고 있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독립 서점 창업자들’이 있다. 그들은 단순히 책을 파는 사람들을 넘어, 자신만의 철학과 공간을 만드는 문화 기획자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독립 서점 창업의 현실은 결코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임대료, 책 매입 비용, 손님 부족 등 현실적인 문제에 맞서야 한다. 이번 글에서는 서울에서 실제로 독립 서점을 운영 중인 세 명의 창업자의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그들의 창업 계기, 현실적인 고민, 운영 노하우, 그리고 앞으로의 꿈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책과 사람, 공간의 이야기를 담은 생생한 서울 독립 서점 창업 현장을 들여다보자.

연남동 ‘책 공간 무근본’ 김현수 대표 – 커피와 책, 두 가지 꿈을 한 공간에 담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 골목에 자리한 ‘책 공간 무근본’은 2022년에 문을 열었다. 김현수 대표는 원래 카페 매니저로 일하다가 "내가 좋아하는 책과 커피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 독립 서점을 창업하게 됐다. 그는 초기 자본금 3000만 원으로 소형 임대 공간을 계약하고, 직접 책장과 테이블을 제작했다.

김 대표가 강조하는 운영 철학은 ‘편안한 공간 만들기’다. 그래서 서점 내부에는 낮은 테이블과 빈백 소파가 많다. 고객들은 대부분 혼자 조용히 책을 읽거나, 간단한 글쓰기를 하러 오는 사람들이다. 특히 그는 "초기 6개월은 매출 압박이 심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래서 커피 메뉴와 디저트 판매로 부가 수익을 내고, 주말마다 북토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손님 유입을 늘려갔다. 김 대표는 “책만 팔아서는 어렵지만, 책과 공간, 그리고 커피라는 삼박자가 맞으면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성수동 ‘책방 서로’ 최유림 대표 – 지역 커뮤니티와 함께 성장하는 서점

성동구 성수동에서 2023년에 문을 연 ‘책방 서로’의 최유림 대표는 독립출판 작가 출신이다. 그는 원래 문학 동아리 활동을 하며 글을 써오던 사람으로, "지역 커뮤니티와 함께하는 서점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다. 창업 초기 그는 책 선정부터 인테리어까지 모든 것을 혼자 해냈다.

‘책방 서로’는 단순한 책 판매 공간이 아니라 작은 문화 플랫폼이다. 매달 진행되는 ‘작가 초청 북토크’, ‘독립출판 워크숍’, 그리고 ‘동네 낭독회’ 덕분에 지역 주민들의 발길이 꾸준하다. 최 대표는 “성수동의 변화하는 골목 문화와 잘 어울리는 서점이 되고 싶다”며, 책 큐레이션도 ‘지역성’, ‘동시대성’을 기준으로 선택하고 있다.

창업 이후 가장 힘들었던 점은 "초기 자금 압박과 낮은 유동 인구"였다고 한다. 그래서 최 대표는 성수동 인근 카페들과 협업해 ‘책과 커피 쿠폰 이벤트’를 열거나, SNS 라이브 북토크를 진행해 온라인 독자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홍제동 ‘홍제 책방’ 박지은 대표 – 소규모 상영회와 북카페의 공존 

서대문구 홍제동의 조용한 골목 끝자락에 자리한 ‘홍제 책방’은 2021년에 문을 열었다. 박지은 대표는 영화 전공자로, 오랫동안 독립 영화관에서 일했다. 그는 “책과 영화가 만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서점 창업 계기를 밝혔다.

‘홍제 책방’의 가장 큰 특징은 ‘소규모 영화 상영 공간’이 서점 내부에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저녁이면 독립 단편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상영하고, 그 후에는 북토크 형태의 관객 대화 시간이 이어진다.

박 대표는 "서점 운영만으로 수익을 내는 건 쉽지 않다"며, 다양한 부가 프로그램을 통해 운영의 숨통을 트고 있다. 커피, 차, 간단한 디저트 판매도 중요한 수익원이다. 또 ‘테마별 도서 큐레이션’을 강화하여 손님들이 ‘특정 테마 도서’만 보러 오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책과 영화, 그리고 커피’라는 콘셉트가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외부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

서울 독립 서점 창업자 인터뷰 책방을 꿈꾼 사람들의 현실 이야기

서울 독립 서점 창업자들이 말하는 현실과 가능성

세 명의 창업자는 각기 다른 배경과 창업 계기를 가지고 있지만, 공통점도 분명하다.

첫 번째 공통점은 바로 ‘수익 압박’이다. 이들은 모두 "책 판매만으로는 절대 생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서 커피, 디저트, 대관,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부가 수익 모델을 병행하고 있다.

두 번째 공통점은 ‘지역 커뮤니티와의 연결’이다. ‘책 공간 무근본’은 연남동 주민들, ‘책방 서로’는 성수동 커뮤니티, ‘홍제 책방’은 홍제동 영화 동호회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들은 손님들과 장기적인 관계를 만들기 위해 독서 모임, 북토크, 낭독회 같은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

세 번째 공통점은 ‘SNS 활용 능력’이다. 셋 다 인스타그램, 블로그, 카카오 채널 등을 통해 서점 소식을 자주 알리고 있다. 특히 ‘홍제 책방’은 영화 상영 일정 공지를 SNS로만 하고, ‘책방 서로’는 온라인 라이브 북토크로 독자들과 소통한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모두 "서울이라는 도시에서도 여전히 독립 서점의 가능성은 있다"고 말한다. 물론 대형 프랜차이즈 서점이나 온라인 서점과의 경쟁은 쉽지 않지만, ‘작은 공간에서 만드는 깊은 독서 경험’이라는 강점 덕분에 꾸준한 독자층이 생기고 있다.

 

2025년 서울에서 독립 서점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이들의 이야기는 현실적인 가이드가 될 것이다. 만약 독립 서점 창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지금 이 순간 서울 골목 어딘가에서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